국내 최초 女女 ‘데이트 리얼리티’가 탄생하기까지
지난 10여 년간 한국 연애 예능 시장은 “하트시그널”·“환승연애”·“나는 SOLO”처럼 이성 커플을 전제로 한 포맷이 주류였다. 하지만 웨이브는 2022년 남성 동성 연애를 다룬 “남의 연애”로 틈새를 공략하며 ‘다양성 예능’이라는 새 흐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2025년 4월, 제작진은 한 단계 진화한 국내 최초 레즈비언 연애 리얼리티 “너의 연애”를 공개했다.
제작 단계부터 “여성도 카메라 앞에서 사랑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선언은 성소수자 커뮤니티뿐 아니라 Z세대 시청자들의 ‘다양성 감수성’을 정조준했다. 글로벌 OTT 경쟁이 치열한 지금, 웨이브가 선택한 이 파격 라인업은 “한국 예능이 더 이상 금기를 두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공개 전부터 검색어 1위를 석권했다.
4월 25일 첫 공개, 포맷과 진행 방식
“너의 연애”는 제주 해안에 위치한 ‘투게더 하우스’에서 7명의 여성 출연자가 2주간 동거하며 매일 ‘오픈 미션’과 ‘프라이빗 데이트’를 수행하는 구조다. 첫 주에는 음성 통화→첫 만남→선택 타임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돼 몰입도를 끌어올렸고, 2주차부터는 ‘메기(새 입주자)’ 투입으로 러브라인을 흔드는 방식이 채택됐다.
매 회차 러닝타임은 약 60 분, 1·2화 동시 공개(4/25), 이후 매주 금요일 오전 11시 두 편씩 스트리밍하는 ‘속도감 전략’으로 OTT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도 특징. 제작진은 “편당 엔딩 크레딧 뒤 5 분짜리 B컷 하이라이트를 별도 공개해 시청자가 다음 화를 ‘끌’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개성 폭발 7인 출연진 프로필 & 첫 러브라인
공개된 7인의 첫인상은 ‘모델급 비주얼’보다 직업·연령·성향이 다채롭다는 점이 더 큰 화제를 불렀다.
인플루언서 김리원, 타투이스트 박희영(93년생), 작가 겸 유튜버 김진아(94년생), 싱어송라이터 정한결(06년생), 간호사 박다교, 그리고 직업 미공개 김미랑·인플루언서 김서연이 첫 주인공. 1·2화 러브라인은 △김서연·정한결·김진아→박희영 △박희영→김진아 △박다교→김리원 등 다각관계로 출발해 “첫 선택부터 러브라인이 3각, 4각으로 갈라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나이 차(19~32세)·라이프스타일·커밍아웃 시점이 제각각이라 ‘퀴어 커뮤니티 내부 다양성’까지 포착한다는 평가다.
제주 ‘투게더 하우스’에서 벌어지는 설렘 시그널
촬영지는 제주 애월의 프라이빗 풀빌라. 야자수가 드리운 인피니티 풀, 통창 거실, 해 질 녘 루프톱 바비큐 공간이 ‘휴양지 데이트’ 감성을 극대화한다. 카메라는 드론·지미집·포켓 짐벌을 병용해 땡볕 낮 바다·해질녘 골드 아워·새벽 블루 아워까지 컬러 톤을 시시각각 바꾼다.
덕분에 첫날 저녁 와인 파티 장면은 인스타그램 리그램 3만 건을 돌파했고, 집 내부 ‘무드등+실크 커튼’ 세트는 “현실에서도 가보고 싶은 데이트 숙소 1순위”로 급부상했다. 제작진은 “장소 섭외부터 ‘로맨틱, 하지만 여성끼리도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사회적 파장과 온라인 논란, 그리고 제작진 대응
시청률·SNS 화제성 1위를 찍은 이면에는 출연자 과거 논란도 있었다. 1·2화 방영 직후 한 출연자가 과거 ‘벗방 BJ’였다는 소문이 퍼지며 온라인 괴롭힘이 폭발했고, 여성·성소수자 단체들은 즉시 “사이버 불링을 멈추라”는 5천 명 연대 서명까지 진행했다.
제작사는 논란이 확산되자 3·4화 공개를 1주 연기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재정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일부 시청자들은 “과거보다는 현재의 정체성과 사랑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지 메시지를 쏟아내며, ‘검증’ 담론 자체가 여성 성소수자에게 가혹하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본 “너의 연애”의 의미
웨이브는 공개와 동시에 라쿠텐TV·PCCW Viu·Tubi 등 해외 플랫폼과 배급 계약을 체결, 영어·일어·스페인어 자막을 동시 지원한다. 이는 ‘남의 연애’가 축적한 해외 시청자 데이터를 토대로 “한국 퀴어 리얼리티는 K-드라마 못지않은 수출 상품”이라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실시간 시청 데이터에 따르면 1·2화 공개 닷새 만에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 유입 1위를 기록했고, 틱톡 #너의연애 해시태그는 1억 뷰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르/성별 다양성을 확보한 OTT만이 넷플릭스·디즈니+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다”며 웨이브의 전략적 승부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 마무리
“너의 연애”는 두 번째 선택 타임·새 메기 투입·최종 커플 발표 등 앞으로도 급격한 변수를 예고한다. 동시에 ‘비연애 선택’을 존중하는 룰과 ‘우정을 택한 두 사람에게도 서사 부여’라는 규칙이 있어, 결말이 ‘커플 매칭’으로 단순 귀착되지 않는다.
제작진은 “사랑의 완성보다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너의 연애”는 단순 ‘자극적인 연애 서바이벌’을 넘어 퀴어 커뮤니티의 실제 고민·연애 문화·우정과 연대까지 담아내며, 2025년 한국 예능에 새로운 이야기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다음 주 금요일, 또 어떤 설렘과 갈등이 펼쳐질지 지켜보자.